달러와 함께 움직이는 자산은 없다
“달러가 오르면 금이 내린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차트를 겹쳐 보면 실제로 그렇게 보여요. 그런데 여기엔 함정이 하나 숨어 있어요. “요즘 같이 움직인다”와 “영원히 묶여 있다”는 완전히 다른 질문이거든요. 이번엔 달러와 27개 자산(통화, 원자재, 주식, 채권)을 놓고 두 번째 질문을 던져봤어요. 결과부터 말하면, 살아남은 자산이 하나도 없어요.
숫자와 검정 과정은 아래 한 장에 다 정리했어요. 글에서는 이게 무슨 뜻인지, 왜 중요한지만 편하게 풀어볼게요.

두 장의 그림으로 보는 차이
먼저 “진짜 묶여 있는 관계”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드릴게요.

왼쪽은 덴마크 크로네와 유로예요. 덴마크 중앙은행이 1999년부터 환율을 유로에 묶어두고 실제로 개입해서 지키고 있어요. 그래서 두 자산의 간격이 21년 동안 ±0.3% 안에서 꼼짝을 안 해요. 벌어지면 반드시 돌아옵니다.
오른쪽은 금과 달러예요. 같은 기간, 같은 축인데 간격이 ±20%를 오가며 정처 없이 떠다녀요. 벌어졌다가 돌아오는 게 아니라, 그냥 벌어졌다가 어쩌다 다시 만나는 거예요.
“같이 묶여 있다”는 건 왼쪽 같은 모습이어야 해요. 그리고 이번에 확인해보니, 금융시장에서 왼쪽 같은 그림은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놀라운 건, 유로조차 아니라는 거예요
달러인덱스의 절반 이상이 유로로 만들어져요. 그래서 유로와 달러인덱스는 거의 완벽하게 반대로 움직여요. 그런데도 “영원히 묶여 있나”를 검정하면 탈락이에요. 구성 요소인데도요. 나머지 통화들이 각자 떠돌기 때문에, 그 차이도 함께 떠돌거든요.
호주달러와 금, 노르웨이 크로네와 유가처럼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오래 통용되던 짝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전부 탈락이에요.
“합격”처럼 보인 것들의 정체
27개를 검정하면 몇 개는 우연히 통과하는 것처럼 보여요. 실제로 4개가 그랬어요. 그런데 27번 시험을 치면 순전히 운으로 한두 개는 붙게 되어 있어요. 그걸 감안해서 다시 보면 4개 모두 사라져요.
더 그럴듯해 보이는 함정도 있었어요. 어떤 고급 검정은 5개 자산에서 “관계 있음”을 찾아냈는데, 뜯어보니 5개 전부 검정의 전제 조건 자체를 충족하지 않는 자산이었어요. 도구를 잘못 쓰면 없는 관계도 만들어내요.
마지막으로 “관계가 중간에 한 번 바뀌는 것”을 허용하면 8개가 살아나요. 그런데 바뀐 시점을 보니 대부분 2015년,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던 때예요. 이건 “묶여 있다”가 아니라 “한 번 갈아엎어졌다”는 뜻이에요. 갈아엎어지는 관계는 믿고 기댈 균형이 아니죠.
그럼 이 결과를 어떻게 써야 하나요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돼요.
“달러 대비 저평가”라는 말을 조심하세요. 저평가라는 말은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을 품고 있는데, 돌아온다는 보장이 데이터에 없어요. 갭은 벌어진 채로 몇 년이고 갈 수 있어요.
같이 움직이는 건 여전히 사실이에요. 유로, 스위스프랑, 금이 달러와 함께 출렁이는 건 실재하는 관계라서, 위험을 상쇄하는 용도(헤지)로는 그대로 쓸 수 있어요. 다만 “벌어졌으니 곧 좁혀진다”는 베팅과는 구분해야 해요.
“없다”는 판정도 조심해서 읽어야 해요. 재미있게도, 덴마크 페그처럼 세상에서 제일 확실한 관계조차 월별 데이터로는 통계 검정을 통과하지 못했어요. 검정 도구 자체가 꽤 둔한 거예요.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관계가 없다”가 아니라 “있다고 볼 근거를 찾지 못했다”예요.
다음 이야기
여기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와요. 되돌아오는 관계가 없다면, 퀀트는 도대체 뭘 거래하는 걸까요? 그 답은 다음 글 달러 트레이딩의 네 계층에서 이어져요.
이 글의 분석은 미 연준, FRED 등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고, 투자 조언이 아니에요. 데이터 출처와 검정 방법의 세부는 위 인포그래픽에 정리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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